wee vol. 30 RITUAL LIFE

새해가 시작되면 한해를 잘 살아가고자 하는 바람을 담아 목표를 세워요.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하는 인간의 욕구를 보여주듯 해마다 여러 키워드들이 어딘지 비슷하면서 다르게 등장하는데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에서 ‘아침형 인간’, ‘미라클모닝’, ‘미니멀 라이프’ ‘명상’… 요즘은 이 행위들을 아울러 ‘리추얼’이라 불러요. 나의 리추얼을 소개하거나 타인의 참여를 권유하는 프로그램과 리추얼을 독려하는 앱도 다양하죠.
리추얼이 ‘나에게 가치 있는 일을 꾸준히 하여 나를 지키는 의식’이라면 리추얼을 찾아가는 과정은 누군가에게 떠밀리듯 사는 삶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살 것인지, 나는 언제 행복한 사람인지’ 스스로 선택하여 삶의 방향을 컨트롤하는 거라 생각해요.

이번 호는 나에게 맞는 방식을 선택하여 자신을 지키는 여러 가족의 이야기를 모았어요. 나만의 쉼의 루틴을 정하고 그것에 몰두함으로써 삶을 지속하는 식스티세컨즈 김한정 디렉터와 매일 쓰는 일상으로 자신을 가치 있게 대하는 고수리 작가를 만났어요. 아직 그럴듯한 리추얼은 없지만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을 찾아가는 가족도 있고,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리추얼이 별거야?’라고 말 거는 한수희 작가의 에세이, 아이들에게 적절한 울타리를 쳐주는 유희진 작가의 통찰력 있는 웹툰도 담았습니다.

언제나 돌아와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의 집처럼 시간에도 집이 필요해요. 나를 돌아보게 하는 순간, 푹 빠져 여기가 어딘지 조차 잊어버리고, 마치고 나면 어쩐지 조금 충만한 어른이 된 듯한 기분이 드는 시간. 사소하지만 시간의 집에 자주 머문 이들은 행복을 더 자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무기력과 좌절이 반복되며 강화하는 것처럼 기쁨이나 긍정적인 감정 역시 반복될수록 더 쉽게 만족할 테니까요. wee를 읽는 순간이 보통의 시간에서 나를 지켜내는 여정에 작은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